나의 이야기

<반일 종족주의> VS <황태자비 납치사건>

乘風破浪 2019. 12. 15. 16:56

 

요즘 <반일 종족주의*> 라는 책 내용과 저자들 언행이 많은 사람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1) 소설 <아리랑/조정래>, 식민지 수탈설, 강제징용, 학도병, 일본군 위안부 등 식민 지배와 관련된 문제와,

2) 한일 청구권 협정, 백두산, 쇠말뚝 설, 독도 등 한일 관계와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쟁점별 주장들을 담고 있는데,

3) 문제는 저자들이 소개한 ‘반일 종족주의’가 ‘친일은 악이고 반일은 선이며, 이웃 나라 중 일본만 악의 종족으로 감각하는 종족주의로서 아무런 근거 없이 거짓말로 쌓아올린 샤머니즘적 세계관’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 전에 읽었던 <(일본) 황태자비 납치사건/김진명/새움출판사/2001>을 꺼내, 접혀진 쪽 두 곳의 내용을 다시 살펴 봤다.

거기에는 반일 종족주의와는 다른 숙제를 우리에게 안겨주는 내용이 있는데,

하나는 민비의 시해/능욕 사건 부각을 위해 일본의 황태자비를 납치한다는 스토리의 단초가 된 내용이고,

또 하나는 우리들을 한없이 부끄럽게 만드는 아래 내용이다.

 

# 1. 「스에마쓰 장관님, 정말로 이것을 쓰기는 괴로우나 건청궁 옥호루에서 민비를 시해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보고를 드린다고 합니다. 민비는 강제로 저고리가 벗겨져 가슴이 훤히 드러난 상태서 머리채를 잡혀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낭인 하나가 거센 발길로 민비의 가슴을 밟고 짓이기자 또 하나의 낭인이 민비의 가슴을 칼로 베었습니다. 일은 그 후에 시작되었습니다. 왕세자를 불러 죽은 여인이 민비 임을 확인한 낭인들은 모두 민비의 주위에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조선의 가장 고귀한 여인을 앞에 두자 갑자기 숙연해졌습니다. 왕비를 시해했다는 기분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조선 제일의 미녀를 앞에 두어서였는지…… 낭인들은 민비의 하의를 벗겼습니다. 한 낭인이 발가벗겨진 왕비의 음부를…… 숫자를 확인하기 어려우나 몇몇 낭인이 결국은 바지를 벗고 성기를 꺼내 왕비의 희고 깨끗한 몸에……. 정액으로 얼룩진 조선 왕비의 시체를 앞에 놓고 낭인들은 대일본 만세를 불렀습니다.」 (466-7쪽)

 

# 2. 「그렇소. 일본에 있는 <몽유도원도>가 한국에 전시되었을 때요. 그 그림은 일본이 임진왜란 때 빼앗아 간 것으로, 현재 덴리대학교가 소유하고 있소. 그림이 한국에서 전시되었을 때, 덴리대학교 도서관장은 전시 기간 내내 초조해 죽을 지경이었다고 하오. 이윽고 전시가 끝나고 그림을 비행기에 실은 다음에야 도서관장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소. 그러면서 그가 했던 말이 그 젊은이의 의식을 일깨웠던 거요.」

「도서관장이 뭐라고 했는데요?」

「그는 <몽유도원도>가 한국에 전시되면서 다시는 일본으로 가지고 가지 못할 줄 알았다고 했소. 한국의 젊은이들이 절대로 그 그림을 내줄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거요.」

「한국에서는 아무런 항의도 없었나요?」

「없었소. 덴리대학교 도서관장은 한국은 망한 나라나 다름없다고 단언하면서 비행기에서 비로소 안심했다는 거요. 이때 그 아이의 숨은 의식에 비로소 불이 붙기 시작했소. 당신을 납치하기 전 그 젊은이는 내게 일본에서 준비 중이던 후소사의 새 역사교과서에 대해 물어왔소.」(308쪽)

 

*<反日 種族主義>/이영훈‧김낙년‧김용삼‧주익종‧정안기‧이우연 공저/미래사/2019/부제 대한민국 위기의 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