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파노라마 - 4
미국의 달러화는 자본주의의 상징이기도 하다. 국제 금융거래의 기축통화(基軸通貨/key currency)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또 달러화의 기준금리 변동이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의 바로 밑에 도달했다(2018. 11. 28.).’는 한마디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3% 급등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견디다 못해(?) 한은이 어제 기준금리를 0.25%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달러화가 어떤 것이기에 그런 것일까?
◘ 15. 1933년까지 미국은 금본위제하의 달러였다. 이는 금본위제를 정착시킨 잉글랜드은행이 고객의 지폐를 무조건 금화로 교환 지급해 주었듯이, 언제라도 ‘금으로 대체 가능’이 적힌 화폐였다. 그러나 ‘법화(法貨)’라고 적혀 있는 지금의 달러는 ‘사실상 재화로서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화폐다.
금본위제하의 달러가 미 헌법 1조 10항에 기술된 바와 같이 지상의 귀금속으로 만들어진 ‘생산물(production)’인 반면, 현재의 달러는 금융 엘리트들이 전 세계인의 활동과 생산품을 규제하고 소유할 목적으로 만든 ‘비 생산물(non-production)인 셈이다. 다시 말해 오늘날의 달러는 사람들이 노동으로 축적한 부를 거둬들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말이다.
물론 현재의 달러도 교환의 매개물이자 가치 저장수단으로 인식되지만, 그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미국의 금융 엘리트들이 종잇조각에 불과한 달러를 기축통화로 활용하여 전 세계의 부를 강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달러를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미국 중앙은행)는 아무런 비용도 들이지 않고 무(無)에서 독자적으로 무한정(?) 찍어낸다.
국가의 화폐를 생산하는 중앙은행은 일반 시중 은행과 달리 이자율 조정 권한과 화폐 공급권을 가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중앙은행은 시중 은행에 화폐를 공급하면서 통화량의 증감으로 그 가치를 조절한다. 문제는 중앙은행이 시중 은행에 화폐를 공급할 때 이자를 받는다는 점이다. 물론 시중 은행이 갚아야 할 이자는 다시 중앙은행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산된 중앙은행의 화폐는 또다시 이자가 붙어서 시중에 유통됨으로써 더 많은 이자가 만들어진다. 이처럼 완벽한 ‘부채의 자가 생산 시스템’의 최종 결과물은 돈을 빌린 대상을 노예로 만든다는 점이다.
이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쟁이 미국 독립전쟁(1775∼1783)이었다. 대영제국의 식민지 시대 미국은 당시 잉글랜드은행으로부터 이자를 내고 화폐를 빌려 쓰고 있었다. 독자적 화폐 발행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영국에서 독립한 후 200여 년에 걸친 미국의 역사는, 이 화폐 발행권을 사유화하려는 금융 엘리트들과 토머스 제퍼슨, 앤드루 잭슨,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 등 그것을 국민에게 귀속시키려는 양심적 소수 정치가의 매우 어려운 싸움의 연속이었다.
이런 점을 정확히 인식한 토머스 제퍼슨은 “금융기관은 군대보다 위험하다. 국민이 사설 은행에 통화 발행권을 넘겨주면 은행과 금융기관은 이 나라의 자녀들이 거지가 될 때까지 그들의 재산을 거덜 낼 것이다.”라고 했고, 국무장관을 역임한 대니얼 웹스터는 “인류의 노동계급을 기만하는 모든 발명품 가운데 그 어떤 것도 종이 화폐만큼 효과적으로 그들을 기만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미국의 중앙은행(FRB)은 사설 은행으로 대주주는,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라더스와 쿤뢰브 은행 / 록펠러 가문의 체이스맨해튼 은행 / 로스차일드가의 투자 은행으로 알려진 골드만삭스 은행 / 런던과 베를린의 로스차일드 은행 / 파리의 라자르브라더스 은행 / 이탈리아의 이스라엘 모세 시프 은행 / FRB 창립위원장을 역임한 폴 워벅 가문의 함부르크와 암스테르담의 바르부르크 은행 등이다. (<경제 묵시록>/임종태/다른우리/2009)
이들 은행의 300명 정도 대주주가 FRB를 장악하고 있는데, 50조 불의 자산을 가졌다는 로스차일드가가 가문 내 결혼으로 재산을 지켜왔듯이(<화폐전쟁>/쑹훙빙/랜덤하우스/2008), 여타 주주들도 혼인 등을 통해 상호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
◘ Text image/FR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