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이라는 잠언 시집의 제목이 생각난다.
80에 이르러 겨우 ‘쬐끔, 아주 쬐끔’알게 된 철학적 지식을 젊은 시절 알았더라면, 지난 삶이 더 의미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젊은 시절 친구 덜 만나고, 술 덜 마시고, 시간 쪼개서 철학책을 좀더 읽었더라면, 중년과 노년의의 삶이 더욱 값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앞서 열거한 니체 명제의 의미들도 그때 알았더라면, 더 많은 의식의 자유를 누렸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지금에라도 ‘햐! 그게 그런 의미였구나!’하는 유레카를 가끔이라도 외치게 되었으니, 이게 구원(?)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철학자들이란 어찌 보면 심각한 성격장애자이기도 하다. 편집증적이라고 할 만큼 한 가지에 집착하는 이상성격의 소유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일상적 삶은 모두 내팽개치고, 정답이라고는 도무지 없는 우주적 문제에만 매달렸으니 말이다. 가정은 뒷전이고 사회생활에도 낙오자(?)였기 때문이다. 그 전형이 니체가 아닌가 싶다. 자신을 '다이너마이트다'라 칭하면서, 소크라테스로부터 19세기까지 ‘이성중심주의(logocentrism)에 바탕 해 이룩된 유럽의 문화체계를 송두리째 뒤엎는 일에 전 생애를 걸었으니 말이다.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는 1844년 프로이센의 뢰켄서 태어났다.
1) 아버지를 일찍 여윈 집안 여인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아 감수성 강한 소년으로 자랐고,
2) 개구쟁이/심술쟁이 놀이를 멀리하여 친구들로부터는 ‘교회 안의 예수’라 불리기도 했고,
3) 10대엔 자서전을 준비할 정도로 조숙하기도 했으며,
4) 18세엔 기독교 신앙 버리고 ‘새로운 신(초인?)’을 찾기로 작정하기도 했으며,
5) 도박사처럼 모든 것을 걸기 좋아하는 냉소적인 품성을 갖기도 했고,
5) 피아니스트가 되어 소나타를 몇 곡이나 작곡하기도 하기도 했으며,
1) 25세엔 박사학위 없이 바젤대학 언어학 교수가 되었고,
2) 27세엔 예술철학의 고전이라 할 <비극의 탄생>을 집필한 전도유망한 교수였지만,
3) 4년도 채 안되어 교수직을 내던지고,
4) 평생 독신으로 유럽을 방랑하면서,
5) 끊임없는 병마와 정신착란 증세에 시달리면서 집필을 계속하여,
6) 폭탄 같은 20여 권의 저서를 남기고,
7) 길거리서 쓰러져 12년 동안 혼수상태로 생존하다가 1900년 56세를 일기로 비극적(?) 삶을 마감했다.
니체 철학의 핵심 키 워드는 아래 4가지다.
1) 끝도 시작도, 원인도 목적도, 내용도 의미도 알 수 없는 현상/사건/존재들이 <영원회귀/永遠回歸>하는 우주 속에서,
2) 아무 것도 구별 할 수 없는 일원적 존재이기 때문에 <權力(힘)에의 意志/The will to. power>라고 밖에 정의할 수가 없는 우주와 그 일부인 인간의,
3) 마지막(이상적) 인간상인, 창조적/이성적/독립적/자주적이고, 의지 강하고, 자신에게 솔직하고, 진위 선악을 초월하고, 여건과 운명으로부터 자유롭고, 스스로 선택권을 가지고, 권력에의 의지를 능동적으로 실현해 가는 <초인/超人>,
그리고 서구문화의 뿌리이자 기둥인 <기독교 비판 논리>다. 그의 기독교 비판 논리는 이런 것이었다. 기독교를,
1) 원한과 증오심으로 병든 다수의 약자, 무능한 천민, 노예, 피지배자들이,
2) 지배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3) 음흉하고, 기묘하고, 간교하게 꾸며낸 무기이자 수단이라고 한 것이다. 참으로 충격적이고 혁명적이고 엽기적(?) 논리다.
이 논리를 위해 충격적 레토릭도 거침없이 구사했다. 그래서 ‘괴팍/과격/난해한 철학자'로 알려짐으로써, 그의 철학 많은 부분이 곡해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이 그의 위대성을 가릴 수는 없었던 것 같다. 그가 궁극적으로 제시하고자 했던 것이 ‘새로운 가치/새로운 문화/참되고 건전한 삶’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니체에 대한 연구는 더 깊고 넓게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 다음 회로 이어짐
◘ Text image/니체는 자신을 다이너마이트라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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