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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6. 케바케 1996년 아일랜드공화국이 '이혼을 헌법으로 계속 금지해야 할 것인가'라는 법안을 국민투표에 붙이려 하자, 테레사 수녀는 콜카타에서 아일랜드로 날아가 가톨릭교회 강경론자들과 함께 이법의 반대운동을 벌렸다. 반대자들의 주장인 즉슨, '아내를 때리고 딸을 강간하는 주정뱅이와 결혼한 여성은 평생 그 모양 그꼴로 살아야 하며, 혹시라도 새 출발을 바랐다가는 영혼마져 위험해 질지 모른다.'는 것이었다는데, 같은 해 어느 인터뷰에서 테레사 수녀는 자신의 친구인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척 봐도 비참하게 보이는 결혼생활에서 탈출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긴 교회가 가난한(일반인) 사람에게 법을 더 엄격히 적용하고, 부자(유명인)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영미 언론이 선정한.. 더보기
5. 수작(酬酌)과 응수(應酬) 시냇물에 떠다니는 푸성귀를 건져 먹고 있는 디오게네스*에게 유복한 친구 아리스티포스**가 “고개 숙이는 법을 조금만 익혔더라면 호의호식/好衣好食할 수 있을 텐데……” 라고 수작을 걸자, 디오게네스가 “자네가 조의조식/粗衣粗食하는 법을 조금만 익혔더라면 고개 숙일 일은 없을 텐데……” 라고 응수했다는데, 이런 수작과 응수가 바로 엄동설한 얼음 동동 뜨는 동치미 국물 맛 아닐는지…… *Diogenes/BC 320경∼?/그리스/철학자/견유학파(犬儒學派/금욕과 자족을 강조하는 그리스 철학학파 대표학자 **Aristippos/BC 435경∼366/아테네/철학자(쾌락주의를 내세운 키레네 학파 의 창시자) ⋇酬酌/잔 돌릴 수‧잔질할 작/(술잔을 주고 받는 다는 뜻에서)말을 서로 주고받음/엉큼한 속셈이나 속보이는 짓을.. 더보기
4. 협주곡과 정치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시청 할 때였다. 오케스트라 단원과 독주자는 시종 싸움이라도 하듯 대립과 경쟁을 반복하면서 절묘한 화음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독주자의 카덴차(cadenza) 연주 때, 지휘자와 단원들은 지휘봉과 악기를 내려놓고 숨죽여 바라보고만 있었고, 빠른 보우잉(bowing)때는 활대의 송진 가루가 날리기도 하고, 또 활줄 몇 가닥이 끊어지도 하면서, 신들린(?)듯 연주해 가는 모습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더욱이 이 곡이 브람스가 스승의 아내 클라라 슈만을 사모하여 평생을 독신을 지내면서, 애절하게 ‘사랑합니다’를 반복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자 감동은 극에 달했다. 여기서 정치도 협주곡처럼 대립과 경쟁 속에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정부.. 더보기
3. 터득(攄得) 왕에게 친한 친구 둘이 있었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죄를 지어 재판을 받게 되었다. 친구를 아꼈던 왕은 그들을 풀어주고 싶었지만 법을 어길 수가 없었다. 고심 끝에 왕이 명했다. “깊은 낭떠러지 사이에 줄을 팽팽하게 걸어 놓고 한 명씩 차례로 그 위를 걸어서 건너가게 하라. 그래서 맞은편에 무사히 도착한 사람은 죄를 면해주라.” 왕의 명이 떨어지자 먼저 한 친구가 무사히 줄을 타고 건너갔다. 그러자 남은 친구가 소리쳤다. “말해 주게 친구여. 도대체 어떻게 건넜는가?” 먼저 건너간 친구가 뒤돌아보며 말했다. “나도 모르겠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하네. 한쪽으로 기울어질 때마다 반대쪽으로 몸을 기울였다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보니 '과유불급'이라는 경구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삶에서 균형을.. 더보기
2. 화두와 반성적 사고 잊을 만하면 찾아와 머리 속을 어지럽히는 화두가 하나 있다. '인생의 의미나 목적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종교적 철학적 고구(考究) 결과는 많다. 그러나 시원스런 답은 없다. 하긴 화두라는 게 원래 상식적이거나나 정상적인 물음이 아니긴 하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고구를 그치지 않는 것은 반성적 사고가 철학의 본령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는 질문은 '인간이란 무엇인가?' 또는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기도 하다. 인생의 '본질/의미/목적/가치를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이에 대한 답도 제각각이다. 그 중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것들만도 이런 정도다. 인간/인생의 본질을, 1) 윤리의식(칸트)이다, 2) 이성(그리스 철인들)이다, 3) 사회적 관계의 .. 더보기
1. 이즈음 이런 생각을 해 본다 한때는 교육 관련 각종 세미나나 강의에서 이런 요지의 말을 자주 했었다. 는 것이었다. 그래서 관련 책자인 과 도 만들어 냈다. 그런데 퇴직 후 철학 관련 책들을 읽고 삶을 다시 성찰하면서 생각이 바뀌게(후회?) 되었다. 특히 자아실현의 순기능만 이야기 하고 역기능을 간과한 점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인생관(人生觀)에 따라 삶의 방향(進路)/방식을 정한다. 인생관의‘관/觀’이 삶을 보는 입장이고 태도이며 또 가치선택의 준거기 때문이다. 어느 인생관이 좋다/나쁘다 할 수는 있는 기준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런데도 대개의 사람은 능동적⋅남성적⋅투쟁적 자아실현을 좋은 인생관이라고들 한다. 당위적 진리(예: 둘에 둘을 더하면 넷이 되는 것)가 아닌데도 많은 사람이 선호함으로써 '사실적 진리'가 된 이유 때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