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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지혜의 터득

지난 2022년 6월, 27년 째 미국서 살고 있는 아들/며느리/손녀/손자가 한 달 휴가를 내서 다녀갔다. 그런데 이들 넷은 일리노이주립대학교 동문이다. 아들은 토목공학과(석/박사) / 며느리는 피아노 교육과(학사) / 손녀는 36점 만점인 A,C,T.(American College Test) 35점을 받아 생명공학과에 들어갔고 / 손자는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해 기계공학과에 들어갔으니 말이다.

이렇게 소위 성공(?)한 아들네 식구와 한 달을 함께 지내게 되자, 내 본병(교육자)이 도졌다. 이런 절호의 기회에 내 나름대로 터득한 어설픈  철학과 삶의 지혜를 한번 가르쳐 보자는 욕심의 발동이다.

그래서 갖가지 방법을 시도해 봤으나 씨가 먹히지 않았다.  아들은 한국을 떠난 지 27년, 며느리는 33년이 지나서 생각하는 게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손자 손녀는 그곳서 태어나고 자라서. 언어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 온 아날로그 세대인 나에 비해, 손녀 손자들은 책 안 읽고(?)도 다양한 방법으로 전교 수석도 할 수 있는 미국의 디지털세대인 신인류(?)니 말이다.  

대저 지식知識이란  ‘교육/경험/연구 등을 통해 얻은 체계화된 인식의 총체’인 반면,  지혜知慧는 ‘사물의 이치나 상황을 제대로 깨닫고, 그것에 현명하게 대처할 방도를 생각해 내는 정신의 능력’  아니던가.

그래서 방법을 달리해  ‘스스로 지혜를 터득할 수 있는 재미있는 생각 거리’를 제공해 보기로 했다. 예를 들면 우리들의 희망이 '희망에 역행하는 희망'임을 일깨워 주는 이런 일화들이다. 

어느 날 한 청년이 천국에 간 꿈을 꾸었다. 고요한 골짜기 떠오르는 황금빛 태양 새들이 즐겁게 노래하는 가운데 그는 나무 그늘에 홀로 앉아 있었다. 주변의 모든 것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잠시 후, 그는 배고픔을 느꼈다. 그래서 소리쳤다.

"여보시오. 거기 누구 없소?" 그랬더니 아주 잘 생긴 남자 하나가 나타나서 말했다.

"제가 시중을 들어 드리겠습니다. 무엇이든 분부만 내려 주십시오. 그대로 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청년은 우선 먹을 것을 달라고 했다. 그러자 단 한 순간도 지체함이 없이 최고의 음식이 나왔다. 배불리 음식을 먹은 청년은 이내 잠이 들었다. 이후 모든 일들이 이런 식으로 계속되었다. 이렇게 무료한 날이 계속되자 청년은 무슨 일거리라도 없을까 싶어 시종을 불러 말했다.

"나는 일을 하고 싶소. 허구한 날 이렇게 할 일도 없이 지내다니…"  그러자 시종이 말했다.

"저는 무엇이든 다 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은 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일만은 시킬 수가 없단 말입니다. 여기서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군요? 모든 것이 당장에 마련되는 마당에 무엇이 부족해 힘들게 일감을 찾으십니까?"

"나는 이제 신물이 난단 말이오. 무슨 일이든 하고 싶단 말이오. 아무 일도 없이 이렇게 빈둥거리며 지내게 하느니 차라리 날 지옥으로 보내주시오."

청년의 말이 떨어지자 시중은 하늘이 갈라지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럼 여기가 어딘 줄 아셨습니까?"

그 소리에 청년은 잠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단순히 잠에서만 깨어난 것이 아니라, 삶이라는 또 하나의 꿈에서도 깨어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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