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성과 부를 누린 한 외과의사가 늙어서 은퇴식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던 많은 제자가 모여 축하 해 주었다. 그러나 주인공인 외과의사는 은퇴식 내내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서 한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 무슨 일이십니까? 오늘처럼 즐거운 날에 왜 슬픈 표정을 짓고 계십니까? 선생님께서는 행복의 모든 조건을 갖추시지 않으셨습니까? 여기 모인 제자들을 보십시오. 이들은 세계 곳곳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그러자 외과의사가 대답했다.
“내 원래의 꿈은 외과의사가 아니라 무용수였는데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일에 내 삶을 모두 소모해 버렸다네. 물론 내가 성공한 의사이긴 하지만 그것이 나를 만족하게 해 주질 않으니 어떻게 하나? 만일 자네에게 배고프지도 않은데 먹기를 강요한다고 가정해 보게. 아마 화를 내겠지? 또 자네가 물을 원하는데 누가 우유를 먹으라고 강요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물론 물보다 우유가 몸에는 좋겠지. 그러나 갈증 해소나 행복감은 어떻게 되는 건가? 결국 나의 성공은 실패한 성공일 뿐일세.”
흔히들 가정/학교/사회서는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라고 가르친다. 반면 현인들은 ‘성공만 한 실패는 없다’고 가르친다. 왜일까? 인간의 마음이란 ‘아무리 좋은 것을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만족하는 건 잠시뿐, 다시 더 좋은 것과 더 많은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또 목표 지향적 삶에는 필연적으로 갖가지 부작용이 따른다. 즉 긴장·초조, 불안·회의, 선망·동경, 질시·분노·갈등·혼란, 방황·좌절, 번민·고통이라는 부작용이다. 그런데도 ‘삶은 도전의 연속이니 이를 이겨내야 성공한다'며 이를 애써 외면한다.
그러나 목표나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지금 여기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다르다. 즉,
1)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게 되면 일과 자신이 하나(人事不二)가 되는 경지에 들어서게 되고,
2) 시간과 자아를 의식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일의 힘듦이나 권태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몰입하게 되고,
3) 이런 몰입 상태에서 일의 능률은 극대화된다.
4) 몰입이라는 무아경에선 ‘기지(旣知)의 총화인 자아의식’이 없기 때문에 창의도 피어난다.
5) 그리고 몰입에서 빠져 나왔을 때는 ‘햐! 정말로 좋았다/행복했다.’고 하게 된다.
여기서 하나의 기적(?)도 일어난다. 즉 <미래, 야망, 목표, 성취, 결과, 성공 따위는 생각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면서 나날을 보냈더니, 어느 날 그 방면의 일인자가 되어 있더라(성공).>는 기적이다. 물론 여기에 돈/지위/명성이 따라붙음은 두말할 나위 없는 일이다. 그래서 ‘삶은 경주 아닌 여정이고(Life is a journey, not a race.), 그 여정이 보상(스티브 잡스)’이라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브루클린연구소에서 아이비리그 예비 졸업생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직업선택 조건에 따른 부의 축적 여부’에 대한 연구다. 내용인즉슨, 1960년, 예비 졸업생 1,500명 중 1,245명은 ‘돈 많이 버는 일’을, 225명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여 사회에 진출했는데, 20년 후, 그들의 부 축적 상태를 조사해 본 결과, 101명이 백만장자가 되어 있었는데, 그 100명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관련 저서로는 <몰입의 즐거움>/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이희재 옮김/해냄/1999.이 있다.
*野望: 1) 앞날에 큰일을 이루고자 하는 소망, 2) 분수에 넘치는 야심을 품은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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