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부자는 자본주의의 꽃이기도 하다.
자본주의가 '생산 수단을 가진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 계급으로부터 노동력을 사서 생산 활동을 함으로써 이익을 추구해 나가는 것'을 주된 옳음(主義)으로 삼는 경제체제기 때문이다. 즉 돈 많은 사람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체제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자는 '금전만능'이라는 말처럼 할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에 존경받을 수 있는 길 또한 많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자들은 '국민밉상'이다. 요즘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행태가 그 좋은 예일 것이다.
# 2. 삼성의 고 이병철 회장은 타계(1910-1987)하기 한 달여 전, 절두산 성당 변희봉 신부에게 ‘24가지 질문서’를 보냈다. 그러나 답을 듣지 못하고 죽었다. 그런데 이 질문이 우여곡절을 거쳐 24년 만에 차동엽 신부의 손에 들어가 <잊혀진 질문/명진출판/2012>이라는 책으로 답해졌다.
질문 중에 ‘성경에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을 약대(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는데, 부자는 악인이란 말인가?’라는 질문이 있는데 차 신부는 이에 다음과 같은 요지의 답을 내놓았다.
“그건 ‘나눔’을 강조한 예수님의 메시지다. 부자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이웃과 잘 나누는 부자가 있다면 당연히 천국에 가지 않겠나. 주위를 보라.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그 선택에 따라 선인이 되기도 하고 악인이 되기도 한다. 100% 선인도 없고 100% 악인도 없다. 부자도 늘 그런 선택 앞에 선다. 그 선택에 따라 부자는 선인이 될 수도 있고, 악인이 될 수도 있다.”
# 3. “1923년 시카고의 에제 워너 비취 호텔에서 중요한 회담이 열리고 있었다. 이 회담에는 당시 세계에 내로라하는 기업 총수 아홉 명이 참석했다. 가장 큰 강철회사 사장 찰스 촤브, 가장 큰 공익회사 사장 사무엘 인술, 가장 큰 석유회사 사장 하워드 홉슨, 가장 큰 밀 투기업자 알터 코튼, 뉴욕 주식거래소 소장 리처드 휘트니, 정부각료 앨버트 풀, 국제복지은행장 레온 플레이저, 월 스트리트의 가장 큰 투자가 제세 리베르몰, 가장 큰 전매회사 대표 리버 크르에거였다.
그로부터 25년 후, 찰스 촤브는 파산으로 죽었다. 죽기 전 5년 동안 그는 빚더미 속에서 살았다. 사무엘 인술은 도망자로 이국땅에서 무일푼으로 죽었으며, 하워드 홉슨은 미치광이가 되었고, 알터 코튼은 파산으로 객사했다. 리처드 휘트니는 뉴욕 주립형무소에서 말년을 보냈으며, 앨버트 풀은 다행히 죄를 사면받아 집에서 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레온 푸레이저, 제세 리베르몰, 리버 크르에거는 자살했다. 이들 중 누구도 사는 법을 제대로 익힌 사람은 없었다.” (빌 브라이트/예수와 지식인 중에서)
# 4. 충북 청원군 미원면 대신리 구차산 자락 ‘정토마을’ 원장 능행스님이 한 죽음을 떠나보내고 부르튼 입술로 말했다. “삶에서 너무 많이 가지고, 많이 나누고 많이 버리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마지막 순간 고통으로 그 대가를 치르고 간다. 잘 죽는 일은 잘 사는 일인데……”(<우리의 죽은 자들을 위해>/이시영/창비/2007/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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