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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자본주의 파노라마 - 1


요즘 경제가 이슈다. 야당에선 경제가 파탄 났다고 공격하는데, 정부 여당은 그렇지 않다고 응수하면서 날을 새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란 ‘세상과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하는 일(經世濟民)’이라고 한다. 즉 ‘인간 생활에 필요한 유·무형의 재화를 생산·분배·소비하는 활동’으로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런 경제가 16∼17세기경 영국/벨기에/네덜란드서 시작된 자본주의 경제로 눈부신 발전을 이뤄 왔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수많은 장점과 월등한 능률성에도 불구하고 그 폐해나 역기능* 또한 적지 않다. 1) 상위 1%가 세계 부의 절반을, 2) 상위 10%가 세계 부의 90%를 차지(2014/옥스팜)하면서, 3) 약육강식/적자생존/승자독식 체제로 굳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제 관련 책들을 뒤적이면서 ‘다양한 자본주의의 스펙트럼과 역기능’들을 메모해 파노라마** 형식(◘ ◘ ◘…)으로 나열해 봤다. 문제를 바르게 인식할 때 역기능에도 휘둘리지 않고, 개선의 문도 열리지 않을까 하는 미련한 생각에서다.

1. 식량의 진정한 가치는 인간 생명의 동력원으로서의 가치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식량의 가치는, 상품이 되어 다른 등가물과 교환할 때 가치를 지닌다. 이렇게 상품이 화폐로의 교환가치를 가질 때, 화폐는 상품으로부터 독립하여 인간을 지배하게 된다. 즉 상품의 주인으로 군림하며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을 위한 양적 완화라는 명분’을 만들어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내서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또 후세인 정권이 석유 결재 화폐를 달러에서 유로화로 바꾸려 하자, 달러화의 주도권 방어를 위해 이라크를 침공하기도 한다.


2. 인간은 자신이 원하던 명품을 손에 넣었을 때, 천국과 같은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물론 헌 것은 과감히 버린다. 현란하게 반복되는 CF 속의 새 상품을 사기 위해 죽자 사자 돈을 벌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자본주의 사회서는 삶을 ‘Living is shopping(삶은 사는 일이다).’이라고 냉소적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또 역설적이게도 어머니가, ‘아주 귀중한/돈으로는 살 수 없는/아주 값비싼’이라는 의미의 단어인 ‘프라이스리스(priceless)’로 표기되기도 한다.


3. ‘70년 년대 초, 김종필 국무총리가 ‘소비가 미덕인 시대가 온다’며 국민들 허파에 바람을 넣기도 했다. 절대 빈곤서 겨우 벗어난 시절 소비가 ‘도덕적으로 바르고 아름다운 일(미덕)’이라고 하여, 국민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물론 어떤 학자도 그 말에 철학/사회/경제적 근거가 없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부지불식간에 국민의 마음에 소비가 미덕이라는 의식이 심어지기도 했다. 이런 일들의 연장선상에서 역설적이게도 소비의 극치인 전쟁을 ‘경제적 미덕’으로 여기는 사람이 늘어나기도 했다.


4. 자본주의의 기본 전개 과정은 ‘원자재=>상품=>화폐=>자본’이다. 이 자본은 생산·소비·시장·국가·세계 모두를 장악하고 끊임없이 증식·축적해 간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경제공황이 일어나는데, 이는 막대한 재정지출이나 전쟁 특수 등으로 극복되어 왔다. 즉,

1) 특정 부문의 호황 조짐이 보이면, 2) 그 부문과 관련된 모든 부문에 투자가 몰리면서, 3) 생산을 위한 생산, 소비 없는 생산이 늘어나면서, 4) 경기는 과열·급상승하는 데, 5) 이 과정에서 수요·공급이나 생산부문 간의 불균형이 일어나서, 6) 이를 견디지 못해 추락하는 것이 경제공황이다. 7) 이 공황에는 역설적이게도 거대한 인적·물적 파괴를 통한 경제균형 회복이라는 순기능(?)이 있는가 하면, 8) 반면 열등 자본이 독점자본에 편입되는 역기능도 있다.


5. 신기한 점은 이 경제공황이 10 여년을 주기로 일어나고 또 회복되어 왔다는 점이다. 경제학자들이 정리한 주기는, 1) 1919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0년 후 1929년 미국 대공황에 이어, 2) 1939년 2차 세계대전, 3) 1950년 한국전쟁(6·25), 4) 1960년대 베트남 전쟁, 5) 1970년대 1·2차 석유파동, 6) 1980년대 레이건·대처의 신자유주의, 7) 1989년 동구 사회주의 붕괴, 8) 2000년대 걸프전, 9) 2009년 미국 발 금융 위기라는 주기다.


6. 자본가들은 자본 증식의 당위성을 이렇게 강변해 왔다. ‘자본가의 물통에 물을 채우면 자연히 그게 넘쳐서 노동자 서민들의 물통으로 흘러내려 간다(落水效果/trickle-down effect)’는 것이다. 결과는 역설적이게도 1) 부익부빈익빈, 2) 노동 생산성의 향상과 생산시설의 자동화·기계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3) 노동자들 삶의 불안정화를 가져왔다. 예를 들어, 10시간짜리 일을 5시간으로 줄임으로써, 고용과 임금도 반으로 줄이려고 하는 것이 자본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서는 근로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늘려보겠다고 단단히 벼르고는 있지만, 이를 낙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일찍이 프랑스 계몽 사상가 루소는, “사람들은 욕망보다 능력을 더 확장하면 원하는 것을 성취하여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능력이 욕망을 앞지르면 강자고 그 반대가 약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능력은 결코 욕망의 확대를 따라잡지 못한다. 따라서 진정 행복은 욕망을 줄이 데서 찾아야 한다(에밀).”고 했건만……

* 逆機能: 원래의 목적과는 달리 나타나는 바람직하지 못한 기능♘

** panorama:② 수많은 사람과 사연들의 우여곡절이 담긴 연속적인 광경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① 반원형 화면에 사실적인 그림을 그려 넣어 실제의 느낌을 주도록 한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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