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사건/인물의 특성은 비교를 할 때 잘 드러난다. 상반될 수록 더하다. 물론 재미도 있다. 새뮤얼 헌팅턴과 김구 선생의 문화론(?)이 좋은 예일 것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으로 항일민족운동을 주도했던 정치인 김구 선생(1876∼1949)은,
약소국 조선의 격변기에 태어나 제도권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11살부터 서당공부와 독학으로, 17세에 서당 훈장과 동학 접주, 19세에 의병부대 참여, 20세에 일본군 장교 살해와 체포, 21세에 사형확정, 22세에 탈옥과 승려, 23세에 환속, 이어서 애국계몽운동과 교육 사업에 전념하다가, 1919년 3·1 운동 후 상해로 망명하여 항일운동을 한 후, 해방된 조국에 돌아와 암살당한 풍운의 정치가다.
그런 그는 ‘문화’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기도 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백범일지).”
반면 <문명의 충돌> 저자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새뮤얼 헌팅턴(1927∼2008)은,
안정되고 부유한 미국이라는 민주국가서 태어나, 1946년에 예일대 학사, 1948년에 시카고대 석사, 1951년 약관 24살에하버드대 박사가 되어, 58년간 모교 강단에 섰던 정치학자다.
그런 그는 ‘문화’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기도 했다.
“나는 가나와 한국의 1960년대 초반 경제 자료를 검토하게 되었는데, 당시 두 나라의 경제 상황이 아주 비슷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이후 30여 년이 지난 뒤 한국은 세계 10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산업 강국으로 발전했다. 반면 가나에선 이런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내가 볼 때 ‘문화’가 결정적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헌팅턴은 문화를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가려는 사회 구성원의 행동양식’이라는 면으로 말한 반면,
김구 선생은 ‘생활의 양식과 과정에서 이룩해 낸 물질적 정신적 소산의 총체’라는 면에서 그것을 국가 비전에 비춰 말했다. 두 사람의 성장 배경과 인생역정 그리고 정치적 견해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곰곰이 뜯어보면 김구 선생의 말에서는 정치인으로서의 도량(度量) 경륜(經綸) 포부(抱負) 품격(品格)의 남다른 점을 볼 수 있다.
여기에 ‘도덕성이나 철학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시대·역사의식이라고는 도무지 찾아 볼 수 없는 무지(無知) 대통령 이명박근혜(전 독립기념관장 김삼웅)’를 비교라도 할라치면 모골이 송연해 진다.
더욱이 박근혜 전 대통령은,
1) 임시정부와 김구는 남한의 단독 선거를 방해만하고 건국공헌이 전혀 없는 빈 라덴 같은 인물이고,
2) 안중근은 테러리스트 김구의 하수인이며,
3) 일제 강점기는 근대국민국가 수립 능력의 축적과 민족근대화에 크게 이바지했던 시기이고,
4) 강제종군위안부는 자발적 경제단체의 성매매업자이며,
5) 5·16 군사쿠데타는 유능한 엘리트군대 집단들이 지배세력을 교체한 근대화혁명의 출발점이었다.는 등의 반민족적인 주장을 펴는 뉴라이트 세력의 대안교과서 출판기념회 자리(2008/세종문화회관)서,
“뜻있는 이들이 현행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청소년들이 잘못된 역사관을 키우는 것을 크게 걱정했는데 이제 걱정을 덜게 되었다, 청소년들이 왜곡된 역사평가를 배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는 축사를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 오늘도 우리 사회서 ‘깽판(?)’을 치고 있는 걸 보노라면, 모골이 송연하다 못해 참담한 지경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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