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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애국심은 악당의 도피처(?)

애국심은 악당의 마지막 도피처(수단)(새뮤얼 존슨).라는 경구가 생각난다.

코로나19로 전만은 못하지만, ‘애국/愛國’이 창궐(猖獗?)하는 선거철이어서다.

하긴 역대(歷代)의 악당들은 지배력의 획득/강화/유지를 위해, 1) 고대·중세에는 신과 내세를 차용했고, 2) 근·현대에는 경제/안보 위기와 애국을 차용해 왔다.

 

자본가가 노동자의 분노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런 연설을 했다.

“존경하는 노동자 여러분. 여러분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입니다. 가까운 다른 나라서는 독재자가 공산주의를 앞세워 국민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국민은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공산주의가 우리나라에까지 검은 마수를 뻗치려 하는 지금과 같은 국가적 비상시국에,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시는 노동자 여러분을 뵐 때마다 저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은 국가적으로 비상시기인 까닭에 여러분께 더 많은 것을 돌려드리지 못하지만, 우리 공공의 적인 공산주의만 사라진다면, 국가와 기업은 여러분의 수고에 보답할 것입니다. 그러니 선조들이 지켜낸 조국을 위해 함께 싸워나갑시다.”

우리 모두의 데자뷔이기도 한 이런 연설에 주눅 든 노동자들은 이후 묵묵히 일을 열심히 했다.

이처럼 애국은 지배자들을 편하게 해 준다. 그래서 애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장려하고 교육하기도 한다.

(<지대넓얕>/채사장/한빛비즈/2014/역사/100∼101쪽)

 

그래서인지 이런 상식적 애국론이 심심찮게 회자 된다.

애국을 높이 외치는 사람 중에 진짜 애국자는 별로 없고, 참된 애국이란 반민주적 시도에 대해 저항하는 용기이고, 어려운 이웃을 향한 연민의 눈물이고, 물에 빠진 아이들을 향한 헌신의 몸짓이다.(한인섭)

 

‘국민교육헌장, 애국가 완창, 태극기 게양 이런 게 아니고, 군대 가고, 세금 잘 내고, 교육 잘 받고, 열심히 일하는 것일 터인데, 각종 해괴한 질병으로 군 면제를 받고, 자녀 병역논란에 진땀을 흘리고, 체납된 세금쯤이야 부랴부랴 몰아서 내면 되고,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쯤은 필수과목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애국이란 단어를 입에 올려서는 안 될 것이다.(손석희)

 

민주 선진국이라는 미국도 상식적 애국론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나는 애국자 법이 비애국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자유를 해치기 때문이지요. 물론, 저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테러 공격을 우려합니다. 미국 안이든 밖이든 테러는 실존하는 위험이고,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할 범죄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헌법을 만든 선조들은 ‘안보를 자유와 맞바꾸지 말라’고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그런데도 오늘날 정부와 의회는 안보를 핑계로 너무나 손쉽게 우리의 자유를 빼앗아 가려고 합니다(2011/대선후보/론 폴).”

 

“(애국의 이름으로) 약간의 안전을 위해 약간의 자유를 포기하는 사회는 어느 것도 가질 자격이 없으며, 결국은 둘 다 잃게 될 것이다(벤저민 프랭클린).”

 

여기서 두 사람의 애국론(?)을 떠올려 봤다. 하나는, “무능한 자는 전쟁의 공포를 자극한다. 지혜로운 자는 전쟁을 막을 대책을 찾는다. 무능한자들은 언제나 애국(보수)의 옷을 입으려고 한다. 한국에서의 애국(색깔)은 실력을 감추는 옷이다. 오늘도 실력은 없지만 애국(색깔)에 강한 전문가들이 설친다. 오늘도 무능한 정치인들은 공포를 뿌린다(<냉전의 추억>/김연철/후마니타스/2009).”는 것이고,

 

또 하나는, “최근에 돌풍을 일으키는 영화(국제시장)에도 보니까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퍼지니까 국기에 경례를 하더라. 그렇게 해야 나라라는 소중한 공동체가 건전하게 어떤 역경 속에서도 발전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나(2014. 12. 29).”, “<태양의 후예>가 젊은이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고 국가관을 확립하는 데에도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2016. 3. 21).”는 옥중서한으로 선거판을 흔드는 박근혜의 유치찬란했던 애국론(?)이다.

 

그러고 보니 사족 하나를 붙이지 않을 수 없다. 대다수 국민감정에 반하는 칼럼이어서다.

“… 박 전 대통령은 지난주 옥중 서신을 통해 '기존 거대 정당'(미래통합당을 지칭)을 중심으로 단합해 여권을 심판해줄 것을 친박 세력 등에 당부했다. 이제 그는 영어 생활을 하는 불운의 탄핵 대통령에서 분열된 야권을 단합시켜 거대 집권 세력에 도전하게 만드는 막후 실력자로 변신한 것이다. 어쩌면 박 전 대통령의 결단은 '천막 당사' 이래 가장 현명한 정치적 판단으로 기록될 것이다 … (김대중칼럼/조선일보/2020. 2. 10.).”

 

◘ Text image/영화 국제시장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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