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종이 각기 독립적으로 생겨났다거나, 조물주(신)에 의해 따로따로 창조되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때에,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1859>을 통해 ‘모든 종/생물은 공통의 조상에서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해 왔다’는 이론을 내놓음으로써, '인간이 어디서 왔는지를 인류 최초로 밝혀냈다.
그러나 진화론은 우파의 오용과 좌파의 배척 등으로 많은 시련을 겪었다. 1) 스펜서의, ‘부자와 권력자는 사회 환경에 잘 적응한 자이고 가난하고 무지한 자는 적응에 실패한 사람이다. 따라서 약육강식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이들의 소멸은 내버려 두는 게 바람직하다(사회다원주의)’가 그랬고, 2) 골턴의, ‘우수한 남녀를 짝 지워 인간을 개량할 수 있다는 우생학’이 그랬다.
또 1) 히틀러가 '세상은 우월한 게르만족이 지배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른 홀로코스트도 있었고, 2) 수많은 나라서 자행된 가난/장애/범죄자의 제거 대상화, 3) 능력에 따른 줄 세우기 식 능력 만능주의 팽배, 4) 금수저/흙수저라는 비인간적 차별 등부지기수였다.
여기서 특히 눈여겨 볼 점이 있다, 피터 싱어(<다윈주의 좌파>/최정규 역/이음/2011)의 다윈주의에 입각한 우파/좌파에 대한 구분이 큰 의문점을 안겨준다는 점이다. 그는 ‘1) 우파를, 생존경쟁을 피할 수 없는 자연법칙으로 간주하고 격차와 불평등을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옹호하며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정책을 반대하는 개인이나 집단, 2) 좌파를 사회적 약자와 착취당하는 사람들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려는 개인과 집단’이라 했는데, 왜 많은 사회적 약자들이 우파 정치의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