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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神 - 2 / 마하비라의 신

 

마하비라(자이나교 창시자)에게 한 제자 물었다.

"선생님, 신은 존재합니까?"

"아마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이 절대적인 건 아니다."

제자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마하비라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아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누가 알겠느냐? 무신론자의 주장이 맞을지……. 아무도 신을 본 사람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아마 신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신을 믿어야 합니까? 믿지 말아야 합니까?"

"아마 둘 다 옳을 것이다."

"어떻게 둘 다 옳을 수 있습니까?"

그러자 이런 대답을 했다.

"아마 둘 다 옳지 않을 것이다

 

정신의학/종교/문학 등에 큰 영향을 준 칼 융은 죽기 2년 전(1959/83세), BBC 인터뷰서 “신을 믿으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수백만 시청자가 긴장 속에서 답을 기다리는데 그는 이런 답을 했다.

“나는 신을 압니다.”

그가 안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철학의 망치를 휘둘렀던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외쳤다. 그렇다면 신은 한 때나 살아 있었다는 얘긴가?

 

일반적으로 신에 대한 견해로는,

1) 우주를 창조하고 자신이 창조한 우주와 인간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초자연적 지성이 신이라는 유신론(有神論),

2) 초자연적 지성은 믿지만, 그것이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들을 설정하는 일에만 관여할 뿐 인간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이신론(理神論),

3) 우주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자연법칙이 신이라는 범신론(汎神論)이 있다.

 

따지고 보면 이신론은 유신론에 물을 타서 묽게 표현한 것이고,

범신론은 무신론을 에둘러 세련되게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견해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고 모호하기만 하다.

인간의 인식(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아는 일)이라는 것이, 대상이 의식에 의해 언어라는 매개로 ‘무엇 무엇’이라고 서술된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신이라는 대상은 인식의 대상으로 특정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말장난 같은 마하비라의 얘기가 지금도 책 속에 살아 있으니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차라리 신이란,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것을 있다고 믿는 것(신앙의 도약/Leaps of faith*)이이고, 검증도 불가능한 불가지적인 그 무엇’이라고 말하는 게 어떨지?

 

* 쇠렌 키르케고르.

◘ Text image/마하비라 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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